이달 들어 마트나 시장에 가는 소비자들은 마음 놓고 장을 보기가 어렵다는 말을 합니다.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함유된 생리대, E형 간염 우려가 있는 소시지까지 불안감을 높이는 제품들이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일들이 연달아 터지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과연 제대로 된 대처를 하고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이정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 기자, 가장 먼저 터진 일은 '살충제 계란'이었죠?
【 답변 】
그렇습니다.
앞선 기사에서 보신 것처럼 살충제 계란 파문은 계란 먹는 일 자체를 꺼리게 할 만큼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이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됐을 때 류영진 식약처장은 국내산 계란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닷새 만에 버젓이 국내에서도 살충제 계란이 발견됐고, 알고 보니 살충제 살포는 많은 농가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겁니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안심하라는 얘길 했던 거죠.
살충제 계란이 나왔다면 이게 얼마나 위험한 것이고, 또 얼마만큼 먹어도 괜찮은 것인지도 국민은 많이 궁금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이 가이드라인이 나온 건 이달 21일, 그러니까 사태가 시작된 지 6일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자세한 분석을 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완전하고 복잡한 결론 전에 국민에게 지침이 될 만한 정보를 중간중간 내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는 식약처보다 사흘 빨리 계란 섭취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는데, 국민의 입장에선 정말 필요한 정보를 정부가 아닌 의협을 통해 얻은 셈이 됐습니다.
식약처 대응의 정확성과 속도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 질문2 】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요즘엔 생리대 논란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답변2 】
그렇습니다.
이번 주 들어서는 생리대 파문이 번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리대 일부 제품의 접착 부위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발견됐다는 한 시민단체의 발표가 있었던 겁니다.
계란 문제가 수습 국면에 들어가자마자 다시 식약처의 대처 능력을 시험대에 올리는 문제로 등장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과는 시원치가 않은 상황입니다.
국내에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를 검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어제(25일) 저녁 알려졌는데, 논란이 시작된 지 3일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그 사이 여성들은 자신이 쓰는 생리대를 버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버린다면 어떤 제품을 새로 사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리대처럼 접착 부위를 떼었다 붙였다하며 착용하는 아기 기저귀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엄마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거죠.
하지만 기저귀는 아직 식약처의 분석 대상에 올라 있지도 않습니다.
특히 아기들은 일반적으로 화학물질 등 각종 오염에 견디는 수준이 성인보다 훨씬 낮기 마련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또 다른 파문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 질문3 】
유럽산 돼지고기가 든 소시지에 E형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가 있는 문제는 어떻습니까? 식약처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나요?
【 답변 】
일단 식약처는 유럽산 돼지고기 소시지의 유통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검사를 해보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다시 시장에 내놓겠다는 겁니다.
업체들도 신속히 제품을 판매대에서 거둬 들이면서 앞선 사안에 비해서 파문도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그런데 식약처 지침 중에 유럽산 돼지고기가 든 소시지를 먹는다면 익혀 먹으라는 대목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섭씨 70도 이상으로 2분 가량 익혀먹는 게 권장되는데, 프라이팬에 볶아서 먹는다면 괜찮은 건지, 소시지가 든 핫도그는 계속 먹어도 되는 건지 불안해하는 목소리들이 인터넷에 즐비합니다.
계란 사태 때부터 제기됐던, 정확하고 신속하고 친절한 정보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다시 나오는 이유입니다.
【 앵커멘트 】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정호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