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누리꾼이 올린 "가족이 택배기사인 동생의 부탁"이란 제목의 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말없이 문 앞에 두고 가는 택배'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자신을 택배기사의 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우리 오빠 택배기사로 일하는데 업무량도 많고 집에 오면 거의 기절한다"라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택배기사들 말없이 문 앞에 택배 놓고 가거나 경비실에 맡겨도 좀만 이해해달라"라고 말하며 자신의 오빠를 비롯한 택배기사들의 사정을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택배기사의 열악한 업무 환경을 생각해 말없이 문 앞에 택배를 두고 가도 이해해야 한다"라는 측과 "말없이 두고 가는 건 택배기사의 의무를 성실히 하지 않은 것"이라는 측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택배기사들이 배달 한 건당 실제로 받는 돈은 얼마 안 된다"라며 택배기사의 입장을 옹호했다. 그는 이어 "어쩌면 우리는 택배기사가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것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일지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자"라는 댓글을 남기며 택배기사의 처지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말없이 택배를 놓고 가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누리꾼들은 "경비실에 맡기는 것도 아니고 문 앞에 놓고 가면 누가 책임지나?" "전화라도 미리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돈 내고 이용하는데 소비자의 권리도 있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택배기사의 열악한 처우는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권리 찾기 전국 모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택배기사의 75%가 '주 70시간 이상' 일한다고 밝혔다. 또 절반이 넘는 택배기사가 '점심을 별도로 먹지 못한다'고 답했다. 택배기사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말없이 놓고 가는 택배로 인한 분실사고는 별개라는 의견도 있어 당분간 이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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