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우이 신설 경전철' 시대 운행 시작…버스보다 소요시간 50%↓
"친구들과 북한산을 자주 가는데, 버스를 타고 갈 때보다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차량이 두 량뿐이라 조금 좁긴 하네요."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지난 2일 오전 5시 30분 북한산우이역에서 출발하는 첫차를 시작으로 정식 개통했습니다.
토요일을 맞아 신설동역에서 북한산우이로 향하는 열차는 개통 첫날 이른 아침부터 승객들로 붐볐습니다. 특히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은 북한산과 가까워 알록달록 등산복에 선글라스와 배낭 차림의 나들이객이 절반이 넘었습니다.
승객들은 기관실이 없는 대신 '뻥' 뚫린 전동차 앞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회색 우이신설선 노선이 추가된 지하철 노선도를 손가락으로 짚어보며 지금껏 다니던 경로와 어떻게 다른지 꼼꼼히 비교해 보는 승객도 있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노인들은 지팡이를 짚고 전동차 좌석에 몸을 맡겼고, 경전철을 처음 타봤을 법한 '꼬마 승객'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전동차 이곳저곳을 둘러봤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친구들과 북한산 나들이에 나선 시민 안광영(67) 씨는 "이전에는 청량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북한산을 갔는데, 이제 지하철로 한 번에 가게 돼 무척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첫날이라 사람이 많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렇게 사람이 많이 타면 열차가 좁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과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을 포함해 13개 역 11.4㎞를 잇는 노선입니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가 적용되며, 일반 지하철과 같이 성인 교통카드 사용 기준 1천250원입니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솔밭공원-4.19 민주묘지-가오리-화계-삼양사거리-솔샘-북한산보국문-정릉-성신여대입구-보문-신설동을 지납니다. 성신여대역에서는 4호선, 보문역에서는 6호선과 각각 갈아탈 수 있습니다.
강북구 일대 대중교통의 '사각지대'에 들어선 첫 도시철도인 만큼, 전동차에서 만난 주민들은 기대감을 피력했습니다. 실제로 우이동에서 신설동까지 23분에 주파가 가능해 기존 버스를 탈 때보다 절반 가까이 이동 시간이 줄어듭니다.
우이신설선은 모든 전동차가 무인으로 운행되지만, 안전 문제를 고려해 임시로 배치된 요원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긴장을 놓지 않고 이곳저곳을 지켜봤습니다.
'철도 마니아'를 자처하는 초등학교 5학년 정비은(11) 군은 아예 우이신설선 개통식에 함께 하려 이른 아침부터 KTX를 타고 어머니 이미경(47) 씨와 부산에서 올라왔다.
정군은 "타 보니 다른 기존 지하철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것 같다"면서 "역사 이곳저곳에 예술작품을 배치해 보기가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어머니 이 씨는 "전동차 디자인이 귀엽고 연둣빛 색깔이 보기에 좋다"면서도 "사람이 벌써 이렇게 많이 타면 앞으로 배차나 편성을 늘려야 할 듯싶다"고 주문했다.
이날 오전 10시 강북구 우이신설 도시철도 종합관리동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식도 열렸습니다. 박 시장은 개통식을 마친 뒤 전동차 내부 그림
우이신설선은 앞으로 2량 1편성(세트), 총 32량 16편성으로 시민을 태워 나릅니다.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는 3분, 그 밖의 시간대는 4∼12분입니다. 운행 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평일은 익일 오전 1시, 휴일은 자정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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