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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휠체어석에 거치된 자전거 |
여대생 강 모 씨는 지난 2일 저녁 지하철을 탔다가 깜짝 놀랐다. 장애인 승객을 위해 마련해 놓은 휠체어석에 자전거 3대가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그 칸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승객 역시 탑승하고 있었다. 자전거 주인들은 장애인 승객을 보고도 자전거를 치우지 않았다. 결국 장애인 승객은 열차 칸 중앙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었고, 자리를 차지하는 휠체어 때문에 이동에 불편을 겪은 일반 승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 열차에서 하차하고 말았다.
지하철 열차칸 양쪽 끝에는 노약자석이 있다. 언제부턴가 노약자석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의자 대신 빈공간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열차칸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이 빈공간의 정체는 휠체어 전용석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승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공간이지만 본래의 용도와 다르게 사용돼 장애인들의 이용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몇몇 일반 승객들은 장애인석을 등받이로 이용한다. 또 무거운 짐을 놓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자전거를 즐기는 자전거족들이 늘어나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몇몇 자전거이용객들은 휠체어석에 붙은 '자전거 거치 금지'라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거치하고 있다. 심지어 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설치해놓은 손잡이 봉에 자물쇠를 이용해 자전거를 묶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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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칸에 걸터앉아있는 승객들 |
휠체어석의 잘못된 이용을 목격했던 강 모 씨는 "휠체어석을 잘못 사용한 사람들 때문에 장애인 이용객도 일반 승객들도 모두 피해를 봤다"며 "잘못 이용하는 사람들이 민폐라는 걸 알도록 휠체어석 안내 문구를 크게 부착해놓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당시의 생각을 전했다. 블로그와 SNS에도 종종 몇몇 승객들의 잘못된 사용 때문에 휠체어석을 바로 앞에 두고도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 승객을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고 있다.
자전거를 휴대해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사전에 자전거 전용칸과 휴대 가능 시간을 알아봐야 한다. 또 일반 승객들 역시 휠체어칸 등 배려석에 대해 올바르게 인지하고 협조해야 한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전동차와 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휠체어석, 임산부 배려석 등에 대한 홍보 동영상을 송출하며 승객들의 올바른 사용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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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통공사에서 제공하는 휠체어칸 [정보제공 = 서울 교통공사 / 그래픽 = 유소이] |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그래픽 = 유소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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