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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동대문 원단시장 입구는 무형광 융, 광목 등 면생리대 제작 원단으로 사용되는 면 제품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
6일 서울 동대문 원단시장. 점포마다 소창, 무형광 융, 광목 등 면생리대의 흡수재로 쓰이는 면포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찾는 손님이 많아지자 일부 매장들은 아예 입구 앞에 진열하고 면생리대를 만드는 원단이라는 '안내문'을 써붙이기도 했다.
한 상점 주인은 "그 전에는 문화센터나 공방 같은 곳에서 면생리대 수업을 위해 면포를 주문하는 사업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면 1주일전부터 일반인들이 찾아와 소창을 비롯해 무형광 융이나 면 재질의 제품을 구입한다"고 귀뜸했다.
부드러운 촉감과 흡수력이 빨라 생리대 흡수재로 가장 인기가 많다는 소창은 이미 '없어서 못 파는 귀한 몸'이다. 공장에서는 이미 주문 물량을 초과한 탓에 지금 예약 주문을 걸어도 몇 주 뒤에야 받을 수 있다.
면포 상점을 운영 중인 이상운 씨(56·남)는 "최근에는 면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물건을 사가는 사람이 90%"라면서 "소창이나 광목, 융 같은 제품은 원래는 주문량이 많지 않았던 원단인데 면생리대 원단으로 인기를 끌면서 효자 상품이 됐다"라며 활짝 웃었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면생리대로 눈을 돌리면서 동대문 원단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일부 일회용 생리대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내 손으로 직접 생리대를 만들겠다는 이유에서다.
때아닌 면생리대 특수때문에 침체된 원단시장이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15년째 동대문 시장에서 원단을 팔고 있다는 김 모씨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면서 패션의류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연스레 원단 시장도 영향을 받아 우울했었다"면서 "(이번 생리대 파동 이후) 면생리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단을 직접 보고 사려는 손님들의 방문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공방 수업을 운영하는 강사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여성은 "요즘 면생리대 수업에 관한 문의가 많아져 융이나 광목 등 재료를 추가로 주문하려고 왔다"라며 "평소에는 한 달에 3~4통에 불과했던 수업 문의가 '생리대 파동'이후에는 하루 4통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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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환경연대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1∼23일 사흘 동안 온라인을 통해 3009명으로부터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경험 사례를 접수했다고 밝히면서 이른바 '생리대 파동'이 시작됐다. 생리대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5일 식약처는 발암물질이 함유된 생리대 제품명 10개를 공개했다. |
처음 동대문 시장에 왔다는 한 20대 여성은 "깨끗함과 청결함을 강조했던 기존 제품들 대다수에서 이미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뉴스가 나오는 마당에 친환경 100%라는 제품도 업체들의 상술로 느껴진다"면서 "만드는 데 조금 번거롭더라도 차라리 직접 만들어 유해물질이 없는 제품을 쓰고 싶어서 이 곳을 찾았다"고 고백했다.
현재 식품의약품
[동대문시장 =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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