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대구 중구 일대에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어가 길과 동상이 만들어졌습니다.
대구 중구청이 세금 무려 70억 원을 들여 만든건데, 어찌 된 영문인지 역사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순종의 동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최근 대구 중구 수창동과 인교동 일대 조성된 순종황제 어가 길입니다.
2.1km에 걸친 어가 길에는 순종 황제의 사진 등과 높이 5.5m에 이르는 황금빛 순종 황제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지난 1909년 1월 7일, 대구를 찾은 순종 황제가 지나는 길 바닥에 3만여 명의 백성들이 이불을 깔고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지는데, 바로 이 길을 대구 중구청이 역사적인 장소로 꾸민 겁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당시 순종 황제의 대구 순행이 반일 감정을 무마하려는 일본 정부의 강요에 의한 것으로,
당시 순종이 일본 제복을 입고, 일본 신사를 참배한 치욕적인 사건이었다며 당장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동순 / 영남대 명예교수
- "(이토 히로부미 강요로) '의병활동을 중지하라', 그다음에 '반일감정을 갖지 말아라' 하는 그러한 민심을 선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지만 대구 중구청은 순종 어가 길이 어두운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교훈을 얻는 일종의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대구 중구청 관계자
- "작품으로 저희가 설치를 한 것이고 어떤 역사를 미화하고 왜곡하고 그런 부분은 아니고요."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어가 길 곳곳을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일본의 강요에 의해 순종황제가 순행에 나섰다는, 이 뼈
이 어가길과 동상을 만드는데 4년간 든 예산만 무려 70억 원.
역사적 고증과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