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그래머인 장모 씨(32)는 2014년 7월부터 네이버 검색 순위 조작에 뛰어들었다. 검색 순위를 올리고자 하는 식당 등 업체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서였다. PC와 스마트폰을 갖추고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특정 식당의 상호 또는 이와 연관된 '00동 맛집'이라는 키워드를 끝없이 반복해서 네이버 검색창에 자동 입력하는 소프트웨어였다. 검색 횟수를 늘려 마치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식당인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 그 결과, 향후 다른 소비자가 'OO동 맛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해당 식당은 네어비 검색 순위에서 가장 먼저 노출되게 됐다. 장 씨는 고객이 늘자 아예 순위 조작업체 D사와 J사를 설립해 대표까지 됐다.
그러나 장 씨는 결국 검찰에 꼬리가 붙잡혔다. 27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장 씨와 이모 씨(34)를 지난 26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 밑에서 일한 직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전직 프로게이머인 장씨는 D사를 설립한 후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지인인 이씨와 함께 J사까지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7월부터 최근까지 전문 장비와 프로그램을 동원해 네이버의 연관검색어를 조작하고 의뢰자로부터 총 33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3층 건물(연면적 330㎡)을 신축하고 이곳에서 PC와 스마트폰 100여대를 이용해 연관 검색어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연관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수의 소비자가 A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서 B라는 키워드를 함께 검색하면 포털은 이 데이터를 축적해 향후 B라는 검색어만 입력해도 A가 먼저 노출되도록 한다.
특히 이들은 IP 조작 소프트웨어와 가상 운영체제를 통해 조작 행위를 극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버는 한개의 IP에서 같은 키워드를 반복 검색할 경우 이를 연관검색어 순위 책정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IP를 조작한 것이다. 또 가상 운영체제를 이용해 한대의 PC가 두개의 I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200대의 컴퓨터를 통한 검색어 조작이 되도록 했다.
이런 방법으로 이들이 조작한 검색어는 133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음식점, 학원, 성형외과, 치과, 인터넷쇼핑몰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이들에게 검색어 조작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검색어 조작 기간에 따라 이들이 받아챙긴 액수도 달라졌는데 1년 내내 가장 먼저 검색이 되도록 요청한 한 기업의 경우 2억원을 검색어 조작 비용으로 낸 것으로 조사됐다.
포털사이트의 연관 검색어 기능은 검색 편의를 위한 기능이지만 광고 효과가 크다 보니 이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악용하는 경우가 잦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에도 검색어 조작과 관련한 문제가 있어서 네이버가 IP 필터링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기업화·조직화된 범죄로 인해 조작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많은 사람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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