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1학년 국어책, 의사는 남자, 진료를 돕는 사람은 여잡니다. 수학 교과서 표지엔 축구공을 들고 있는 남자 아이의 역동적인 모습이 실려 있습니다. 마치 주인공이란 듯이요.
이렇게 초등학교 1·2학년 1학기 교과서 16권 전부를 분석해 봤더니, 내용이 남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물론 성차별 역시 심각했습니다.
'바이킹 전사' 하면 보통은 남성을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최근 스웨덴에서 그동안 당연히 남성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바이킹 지도자의 묘가 DNA 조사 결과 여성의 것이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스웨덴은 고대와 달리 근대엔 심각한 성차별에 시달렸었습니다. 그래서 1970년대부터 이를 탈피하기 위한 교육을 했죠.
어린이집에선 여성과 남성을 칭하는 대명사 대신 친구나 아니면 그냥 이름을 부르도록 하고, 고등학교에선 성중립 언어를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그래선지 여성 대부분은 경제활동을 하게 됐고, 유리천장과 같은 불평등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성평등 국가가 됐죠.
'성평등'하면 보통 여성에게만 이로운 것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 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건, 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키우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건 곧 우리 사회 전체를 발전시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남성만 일하는 사회보단 남성·여성 모두가 일하는 사회가 더 앞서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