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사퇴…삼성 개혁 '출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격 사퇴 선언으로 삼성 그룹에 대대적인 인사·조직 개편의 방아쇠가 당겨졌습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는 구속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철학과 색채가 전폭적으로 반영될 전망입니다.

권 부회장 사퇴의 함의는 단지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의 퇴진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그룹 내에서 유이(唯二)하게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는 인사였다는 점에서입니다.

3년 넘게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제외하면 직급상으로는 가장 선임자였던 것입니다. 특히 작년 말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로 최지성 부회장(전 미래전략실장)이 물러나면서 그룹 내에서 부회장 직함을 가진 사람은 둘로 줄었습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있긴 하지만 실제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상징적인 자리입니다.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장이나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부문장은 모두 사장입니다.


따라서 권 부회장이 물러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사실상의 '1인자'가 됩니다.

여기에 '최순실 사태'를 거치면서 역설적으로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위상은 더 높아졌습니다.

그전까지는 투병 중이긴 해도 이건희 회장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최순실 사태를 거치며 이 부회장이 그룹 총책임자로서 고초를 겪으며 '차기' 경영자의 이미지를 씻어냈습니다.

실제 이 부회장은 2014년이나 2015년 연말 사장단 인사 때 부친의 인사를 존중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소폭 인사를 하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단행될 인사는 성격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무성합니다. 조직 쇄신 차원에서 수년간 재임해온 경영진이 대거 물러나고 젊은 피가 대폭 수혈될 거란 얘기입니다.

본격적인 '이재용의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