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국정원, 삼성·SK에 보수단체 20억원 지원 요구 정황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대기업에 요구해 보수단체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정원의 자체 조사 결과에 이어 실제로 거액이 지원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이다.
24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삼성그룹과 SK그룹 계열사, 전국경제인연합이 2011∼2012년 자유총연맹 등 여러 보수단체에 약 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승철 전 전경련 부회장, 김완표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 SK그룹 임원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 당시 박원동씨가 국장으로 있던 국정원 국익정보국 주도로 보수단체와 대기업 지원을 연결하는 '매칭 사업'이 추진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해졌다. 이 기간 삼성그룹은 '매칭' 방침에 따라 자유총연맹·국민행동본부·자유청년연합 등의 단체를, SK그룹은 한반도선진화재단·NK지식인연대 등의 단체를 각각 지원했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대기업이 대외 이미지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보수단체를 직접 지원을 꺼리자 지원 내역이 드러나지 않게 전경련이 '세탁 창구'을 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경련 측은 검찰 조사에서 '매칭 기금'으로 들어온 자금이 사회공헌기금을 경유했을뿐 구체적 지원 대상은 개별 기업의 출연 당시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