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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의 잠실 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암표방지 공익신고센터에 들어온 이서영 씨(24)가 창밖으로 다급히 한 남성을 가리켰다. 이씨는 "증거도 있다"며 정가 4만5000원의 티켓을 20만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의 녹취를 단속반에게 들려줬다. 녹취 내용을 확인한 경찰은 곧바로 출동해 암표상을 붙잡아 호객행위 여부를 추궁했다. 당황한 기색으로 "모른다" "생사람 잡지 마라"며 시치미를 떼던 암표상은 녹취록 등 물증이 제시되자 고개를 떨구고 "한번만 봐달라"며 매달렸다. 신고한 이씨에게는 '레드석 티켓' 2장이 현장에서 포상으로 발급됐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시작과 함께 암표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난 28일 매일경제 취재진이 서울송파경찰서가 운영하는 '암표방지 공익신고센터'에서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센터에 접수된 공익신고는 이날 하루에만 20건으로 이 중 11건의 암표판매가 적발돼 19명의 야구팬이 포상티켓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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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송파경찰서는 40여명의 인원을 투입해 암표상 집중 단속에 나섰다.
잠실 구장에는 경기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수십명의 암표상들의 암약이 시작됐다. 모자와 선글라스 등을 착용한 암표상들은 표를 못 구해 발을 동동굴리는 시민들에게 스윽 다가가 "야구보러 오셨어?" "표는 구하셨어"라며 낮은 목소리로 거래를 시도했다. '대목'을 맞아 평소 지방에서 활동하던 암표상도 대거 상경했다. 이들의 '얌체상혼'에 티켓 구매에 실패한 시민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김지민 씨(23)는 "처음엔 15만원을 부르더니 20만원까지 올랐다"며 "포상 티켓보다 암표상들이 괘씸해서라도 꼭 신고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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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신고를 하려면 암표거래가 이루어지는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거나 음성녹음 한 뒤 암표상을 특정해 제보해야한다. 또 야구표의 원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한 사실도 확인돼야 한다. 일부 암표상들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시민들을 역으로 촬영한 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며 단속을 피하기도 했다.
'암표'가 극성을 부리는 곳은 야구장 뿐 아니다. 다음달 공연이 예정된 나훈아 콘서트의 경우 예매 7분 만에 표가 매진된 뒤 '암표'가 극성을 부렸고 '암표'를 가장한 사기 피해도 수십건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행법상 암표 판매가 적발돼도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벌금만 내면 된다. 또 인터넷을 통한 암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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