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인 것처럼 행세해 병역 면제를 받은 3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담당 의사도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였다는데, 몇 년이 지나 운전면허를 따려고 같은 병원에 검사하러 왔다가 모든 게 들통났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모자를 눌러쓰고 병원을 찾은 한 남성.
한참을 접수대 앞에서 서성이더니 그냥 나가 버립니다.
조현병 진단을 받아 운전면허가 취소된 30대 김 모 씨가 다시 면허를 따려고 의사 소견서를 떼러 왔다 거부당한 겁니다.
김 씨는 한 달 뒤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습니다.
재검진을 받으러 온 건데, 53이던 IQ가 114로 정상인 평균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다시 찾아왔을 때는 다른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에 의심하고 CCTV를 돌려 보고…."
알고 보니 김 씨는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조현병 진단만 받아 놓은 가짜 환자였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김 씨는 조현병 진단을 받으려고 무려 2년 동안 꾸준히 이 병원에 다니면서 환자 행세를 해왔습니다."
마침내 2012년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고, 최근까지 외제차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습니다.
▶ 인터뷰 : 김회성 / 부산 남부경찰서 지능팀장
- "실제 조현병환자로부터 증상을 수시로 들으면서 학습하고, 철저한 연구를 했기 때문에 의사들도 연기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김 씨는 경찰 조사 내내 혐의를 부인하다 뒤늦게 모든 걸 시인했고,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권용국 VJ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