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이병호 전 국정원장 "국정원 크게 걱정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40억원대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이 이병호 전 국정원장을 10일 소환했습니다.
이 전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16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전 원장은 "안보 정세가 위중해 국정원 강화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라며 "오히려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다. 크게 걱정된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들어갔습니다.
이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2년여 동안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으로 일했습니다.
그는 재직 시절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일명 '문고리 3인방'에게 사용처 공개 의무가 없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상납해 국고손실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전 원장에 앞서 특활비 상납을 시작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8일 검찰에 출석해 19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았습니다.
남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취임 이후 청와대의 요구를 받아 매달 5천만원씩 특활비를 보냈다"고 큰 틀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남 전 원장 시절 월 5천만원대이던 상납 액수가 후임인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 때에는 1억원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 재임 시기에 특활비 상납이 끊겼다가 다시 이뤄졌다는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국정원으로부터 매달 1억원을 상납받던 '문고리 3인방'은 작년 7월 국정농단의 핵심인 미르재단 관련 보도가 나오자 상납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두 달 뒤인 9월 대통령의 뜻이
검찰은 이 전 원장을 상대로 특활비 전달을 중단하고 재개한 경위와 돈을 전달하는 데 직접 관여했거나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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