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중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 병사의 소장 길이는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4분의 3에 불과할 정도로 짧았습니다.
여기엔 옥수수 알갱이와 분변, 심지어 기생충까지 들끓었는데, 열악한 북한군의 실태를 짐작게 합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군 관계자와 북한군 병사의 상태를 살피러 가는 이국종 교수의 모습입니다.
해당 병사는 어제 2차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20~30대로 추정되는 병사는 170cm가 채 안 되는 키에 60kg의 마른 체구입니다.
발육이 부족한 탓인지 소장의 길이가 우리나라 성인 남성 평균인 2m에 못 미치는 150~160cm입니다.
그나마 손상된 조직 40~50cm마저 절제됐습니다.
'짧은 장 증후군'이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 인터뷰 : 이국종 / 아주대병원 교수
- "1미터 이하의 소장밖에 안 남게 되면 그때부턴 짧은 장 증후군에 빠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면 (사망 확률이 높습니다.)"
병사의 소장에서는 옥수수 알갱이에 분변이 섞인 채 발견됐습니다.
북한군의 식량 보급이 대부분 옥수수로 이뤄지는 열악한 점을 고려할 때 평소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내장 오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수십 마리의 기생충도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이국종 / 아주대병원 교수
- "외과의사 생활을 시작한 지 20년이 훨씬 넘는데 이런 기생충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고, 남한 사람들한테서는 (본 적 없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병원 측은 일반적인 중증외상환자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어렵지만, 추가 합병증을 막고자 온 힘을 다한다는 입장입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VJ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