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차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던 크리스마스 씰이 올해 다시 주목받고 있어 화제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씰 '우리 시대의 영웅-소방관'은 직업정신이 투철한 소방관이 등장하는데다 디자인이 귀엽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초로 크리스마스 씰 퍼즐이 함께 판매됐다.
크리스마스 씰은 결핵 환자를 돕기 위해 1904년 덴마크에서 처음 발행됐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 1932년 크리스마스 씰 `남대문` [사진제공 = 대한결핵협회]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은 1932년 발행된 '남대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씰을 발행한 셔우드 홀 박사는 한국인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도안을 원했고 거북선을 소재로 점찍었다. 하지만 일본의 반대로 인해 거북선은 무산됐고 '남대문'으로 최종 발행됐다.
당시 씰의 판매 가격은 2전으로 총 850원이 모금됐다. 당시 화폐 기록으로 봤을때 약 4만 2500명이 씰을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 1953년 크리스마스 씰 `색동저고리 소녀` [사진제공 = 대한결핵협회]
1940년 이후 씰 발행자이던 셔우드 홀 박사가 일제에 의해 한국에서 추방되며 한동안 씰 판매가 중단됐다. 1949년 문창모 박사가 '한국복십자회'의 이름으로 크리스마스 씰을 재발행했지만 6·25 전쟁으로 인해 발행·판매는 또 다시 중단됐다.
1953년 대한결핵협회의 첫 크리스마스 씰은 남존여비, 남아선호 사상을 탈피하고자 '색동저고리 소녀'로 결정됐다. 이후 올해까지 크리스마스 씰은 64년간 한 번도 중단되지 않고 발행되고 있다.
↑ 1985년 크리스마스 씰 `한국의 탈` [사진제공 = 대한결핵협회]
1985년 '한국의 탈' 씰은 한국에서 씰이 발행된 후 최초로 국제결핵및폐질병퇴치연맹(IUATLD) 세계 크리스마스 씰 콘테스트 3위를 수상했다.
오프라인 우편을 이용하는 사람이 점차 줄자 크리스마스 씰의 모금액도 줄어들고 있다. 대한결핵협회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2008년부터 전자파 차단 스티커인 '그린 씰'을 일반 씰과 함께 판매했다.
↑ 2009년 크리스마스 씰 `김연아의 파이팅 이모티콘` [사진제공 = 대한결핵협회]
2009년에는 국내 크리스마스 씰 주제 최초로 인물이 등장했다. 당시 국민 영웅으로 불리던 김연아의 파이팅 문구와 사진을 담은 씰이 발행됐다. 2010년 김연아 선수가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매달을 차지하며 이 씰은 다시 한번 인기를 얻으며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2011년도에는 그해 가장 화제였던 뽀로로가 소재로 등장했다.
↑ 2011년 뽀로로 그린 씰 [사진제공 = 대한결핵협회]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항상 그해 가장 이슈가 됐던 소재를 공모받아 씰의 주제로 결정한다"며 "올해 소방관분들이 많이 주목을 받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