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강원 철원->북한->러시아->강원 철원 -> 러시아 ->강원 철원'
철새 재두루미가 지난해 4월부터 이달까지 이동한 경로다.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와 서울대공원이 국내 최초로 재두루미에 인공위성 추적장치(GPS)를 달아 이동경로를 추적하는데 성공했다.
6일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와 서울대공원은 "재두루미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203호로 연구가치가 큰 동물"이라면서 "GPS로 이동경로를 연구한 국내 첫 사례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동경로를 추적한 재두루미는 지난해 3월 경기 남양주에 탈진상태로 구조된 개체다. 집중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재두루미에 연구진은 지난해 4월 10일 평택 진위천에서 GPS와 인식표 가락지(KO1)를 끼워 방사했다.
재두루미에 부착된 추적장치는 가로 3.8cm, 세로 6.6cm, 두께 1.4cm, 무게 30g 초소형 기기로, 약 20만개의 위치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평택에서 방사된 재두루미는 같은 날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 도착해 약 2주간 머문 뒤 4월 24일 그곳을 떠나 북한을 거쳐 다음날 4월 25일 러시아 연해주 칸카(Ханка)호수 남부에 도착했다.
약 6개월 동안 러시아 칸카호와 달네레첸스크(Дальнереченск)에 둥지를 틀었던 재두루미는 10월 21일 칸카호를 출발해 10월 24일 강원도 철원으로 되돌아왔다.
이후 DMZ 습지, 민간인통제지역 내 농경지와 4개 저수지, 한탄강 잠자리 등을 광범위하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원에서 겨울을 보낸 재두루미는 올해 3월 16일 다시 북상해 3월 20일부터 러시아 번식지인 칸카호에서 약 7개월을 머물다 10월 24일 철원 비무장지대로 돌아왔다. 현재 이 재두루미는 철원 일대에서 월동중이다.
연구진은 "2016년 4월부터 최근까지 1000km에 이르는 재두루미의 이동생태를 통해 중간 기착지 등의 재확인 과정을 거칠 수 있었다"면서 "해마다
임병규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장은 "앞으로도 베일에 가려진 야생조류 이동경로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멸종위기 야생조류가 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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