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당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이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바뀐 지금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탓에, 전국 700만 명이 넘는 감정노동자들은 오늘도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현장음)
- "이 XXX야. 가만히 보니까 XXX이네. (고객님….) 야! 인마! XXX아."
- "XX, 진짜. 경찰도 끼리끼리고 XXX들이 진짜."
하루에도 수십 통씩 자동차보험사로 걸려오는 욕설 전화 내용의 일부입니다.
공공기관의 고객 상담실에서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 직원도 폭언에 상처를 받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공공기관 근무자
- "고객이 던지는 물건도 맞아봤고. 무릎 꿇고 빌래요. 잘못한 게 없는데도. 정말 그때는 죽고 싶었어요."
나날이 속병이 곪아갔지만, 회사에 알려도 돌아오는 건 무심한 반응뿐이었습니다.
▶ 인터뷰 : 공공기관 근무자
- "'나한테까지 오면 귀찮으니까 대충 알아서 하세요. 개인 돈 나가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열 받느냐.'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서…."
▶ 스탠딩 : 연장현 / 기자
- "감정노동자들 중 절반가량은 우울감을 호소했고, 심할 경우 자살 시도로까지 이어지는 '감정부조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 정혜선 / 한국산업간호협회장
- "(경영진은) 고객만족뿐만 아니라 일하는 직원들을 보호해야 하고, 전화를 끊거나 상담을 종료할 수 있도록 자기 방어권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장음)
-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나아진 건 없고…. 더 왕인 거죠. 고객이."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