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교수진 전원이 학생들을 성적으로 괴롭혔다는 의혹이 제기된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에 대해 경찰과 교육부가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연극영상학과 박중현 교수가 지속해서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뒤 박 교수의 범죄 혐의 여부를 확인하고자 내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박 교수는 여학생들을 연구실로 불러들여 윗옷을 벗은 상태의 자신을 안마하라고 시켰으며, 여학생들의 몸을 상습적으로 만졌다는 증언이 명지전문대 학생들의 커뮤니티에 여러 건 올라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언론 보도나 소문 등이 나왔는데 이런 부분도 수사의 한 단서"라며 "내사에 착수해서 여러 가지 사안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경찰의 피해자 조사는 불가능할 수 있다"며 "학교의 자체 징계위원회나 진상조사위원회도 피해자와 이야기할 테니까 그런 부분도 지켜볼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교육부도 5일부터 7일까지 사흘에 걸쳐 학교를 방문해 현장 실태조사에 나섭니다. 기간은 필요하면 연장하게 됩니다.
교육부는 박 교수 등 해당 교원과 관련자들을 상대로 성 비위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학교가 방지대책을 세웠는지 파악할 방침입니다.
또 성 비위 발생 실태와 피해자 보호 조치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교육부는 사태가 불거진 이후 학교 측이 어떤 조치로 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했는지 등 대응의 적절성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예정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중징계 요구와 수사 의뢰 등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학교의 축소·은폐 의혹이 있으면 담당자도 징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명지전문대도 양성평등상담실의 성고충심의위원회와 기획처의 사실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응 체제를 꾸려 사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피해 학생들이 지난달 26일 양성평등상담실에 진술서를 제출했다"며 "지금까지는 박 교수의 비위 사실에 대한 진술만 들어왔으며, 다른 교수들은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먼저 밝힌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에서는 박 교수를 비롯한 전임교원 5명 중 3명과 시간강사 1명 등 남성 교원 4명 전원이 성 추문에 휩싸여 모두 보직에서 해임됐습니다. 학과는 대체 강사를 투입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나 휴강 등 수업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이날 공개한 사과문에서 "제 불미스러운 언행 때문에 분노와 고통으로 힘들어할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빈다"며 "제 자신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 미안함을 전달할 단어조차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모든 언행을 관행처럼 여기고 학생들의 마음은 조금도 헤아리지 못하고 합리화시켜버린 제 자신이 혐오스럽다"며 "특히 여학생들에게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한 저의 수치스러운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죄한다"고 썼습니다.
이영택 교수도 사과문을 내 "오랜 시간 가슴 속 상처를 안고 지냈을 학생의 고통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불찰과 어리석음에 깊은 자괴감과 함께 참담한 마음"이라며 "자진해서 학교 진상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시간강사로 겸임교수 임용 예정이던 안광옥 씨는 사과문에서 "부족하고 경솔했던 행동들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조교로 있던 추모 씨도 학생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자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안씨와 추씨는 모두 박 교수 직계 제자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이제 연극영상학과에는 교직원과 조교를 통틀어 남자가 1명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연구실로 여학생을 불러 웃통을 벗고는 소염제 로션을 발라 안마해달라고 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린 수건으로 스팀 찜질을 시켰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안마를 시키는 것을 넘어 안마를 빙자해 여학생의 몸을 만지기도 했고, 모의 총기를 학
한 네티즌은 명지전문대생 커뮤니티에 "전해 들은 이야기이기는 하나 특정 신체 부위, 골반, 치골도 안마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썼습니다.
박 교수는 1998년 연극영상학과가 처음 생길 때부터 재직했으며 이번 사태로 보직에서 해임되기 전까지 학과장을 맡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