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간호사라면 어디서 일하고 싶을까요.
게다가 한국 병원은 근무시간도 지키지 않습니다. 하루 평균 10~12시간 근무, 매일 보살펴야 하는 환자가 스무 명. 쉬는 시간도, 밥 먹을 시간도 거의 없고 화장실에 자주 갈까 물도 맘껏 못 마십니다.
간호사를 더 힘들게 하는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 '태움' 문화도 있죠.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모자랄 판에 선배들의 꾸중과 질책을 넘어, 임신 순번제 같은 인권 침해까지 당하고 있으니…. 대학을 나와 자격을 취득하고도 간호사로 일하는 사람은 절반. 일을 하더라도 보통 5년 이상을 버티기 힘듭니다.
반면, 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간호사는 선망의 직업입니다.
미국은 간호사 평균 연봉이 우리보다 2배나 많고, 태움이나 임신 순번제 같은 건 상상할 수도 없죠. 지난해엔 미국 최고 직업 2위로 꼽혔습니다. 그러니 너도나도 미국행인 거죠. 지난해 미국 간호사 면허인 엔클렉스 응시자 수는 1,231명, 2013년에 비해 2배나 늘었습니다.
급기야 정부가 오늘 간호사 처우 개선 대책을 내놨습니다. 우선 인력을 늘리기 위해 간호대 입학정원을 늘리고, 인건비 인상과 야간근무 추가 보상, 시간제 간호사를 채용하는 방안도 나왔죠. 이와 함께 간호사 인권센터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인건비와 수당은 의료 수가 한도 내에서 조정하겠다는 거지, 간호사를 위한 독립적인 수가 지원이 없으니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안 됩니다. 또, 인권 침해 관련 처벌도 그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태움 때문에 자살한 서울 아산병원 간호사 사건은 경찰이 인과관계가 불분명해 태움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거든요.
물론, 개선 의지와 그 시작은 좋습니다.
하지만 기왕 시작한 거 제대로 된 근본적인 대책이 만들어지면 더 좋지 않을까요.
간호사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우리의 수호천사, 나이팅게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