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2시, 화재상황을 알리는 방송이 시작되자 정부서울청사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이 일제히 계단을 통해 밖으로 뛰어 나갔다. 엘리베이터는 이용할 수 없었다. 화재 상황에선 정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가 멈추게 되면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어서다. 공무원들은 한 무리가 빠져나갈 때 마다 문을 닫는 것까지 훈련했다. 문을 닫아서 계단으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도 화재대피훈련이 시작됐다. 훈련 시작을 알리는 경보가 요란하게 울리자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일제히 청사를 빠져나갔다. 건물 밖에 비가 내리는 와중에 직원들은 제각각 우산을 들고 훈련 시간 내내 건물 밖에서 대기했다.
이처럼 21일 전국 주요 공공기관과 요양병원·백화점·대형마트·초고층 건물·문화재 등 전국 주요 시설물에서 화재대피훈련이 실시됐다. 정부는 밀양 세종병원 화재나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같은 대형화재 참사를 막기 위해 21일 '민방위의 날'을 맞아 훈련을 보다 엄격하게 실시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21일 서울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실시된 민방위 전국 화재 대피 훈련에 직접 참가해 화재대피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 2월 발생한 서울 세브란스병원 화재 당시 본관 병동에는 환자 1000여명이 있었지만, 직원들이 화재 대응 매뉴얼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행동함으로써 수백 명의 환자와 보호자를 무사히 대피시켰다"며 "이는 매년 병원 직원에게 환자 역할을 맡겨 실전과 같은 화재 대비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날 훈련은 전국적으로 화재 대피 훈련 형태로 20분간 실시됐다. 오후 2시 정각 라디오를 통해 훈련 상황 전파와 동시에 백화점·영
[김제관 기자 / 최희석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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