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 오진으로 복막염 발생,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며칠전 복통이 너무 심했던 A씨는 약을 먹고 출근을 했지만 전혀 호전되지 않아 회사 근처 내과를 찾았다. 의사는 구두로 상태를 물어보더니 배탈이라며 약을 처방해줬다. 그 약이 전혀 듣지않자 A씨는 오후에 인근 다른 병원을 찾아갔지만 그 병원 역시 첫번째 병원의 진단이 맞다며 별다른 처치없이 A씨를 돌려보냈다.
그 날 저녁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결국 집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려간 A씨는 급성맹장염 진단을 받고 급하게 수술대에 올라갔다. A씨는 앞서 오진을 내린 회사 근처 병원들에 손해보상을 청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망막했다.
#몇달 전 B씨 역시 복통으로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복부 엑스레이검사와 초음파검사까지 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B씨는 귀가하던 도중 통증이 심해져 다른 병원에서 CT를 찍은 결과 맹장염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대에 오르기 전 맹장이 터져 복막염으로 진행, 한달이나 입원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급성맹장염은 빠른 진단과 조치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앞 사례들은 오진이나 진단 지연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이런 케이스들은 내원할 당시 환자의 증상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검사와 판독이 정확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맹장(충수)염 진단은 임상 증상과 이학적 검사가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더불어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 또는 복부CT 등이 추가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산지법이 2006년 2월 선고한 관련 판례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급성 충수돌기염이 생긴지 48시간 정도 경과하면 충수돌기가 파열돼 복강내에 농양이 발생하는 등 복막염으로 진행된다. 충수돌기 파열로 농양이 발생하는 시간에는 개인차가 크지만 수술 직전까지도 그 원인을 전혀 진단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과실이 인정된다고 선고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관계자는 "해당 의료기관의 진료환경 또는 즉시 검사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일 경우에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조치를 해야 할 의무도 부담하게된다"며 "다만 환자의 상태가 충수염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었는지, 복막염의 발생 시기는 언제인지 등에 따라 병원의 책임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사고 피해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서도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