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한 시간동안 초등학생을 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양 모(25) 씨가 2일 "군대에서 질병이 생겼는데 아무도 보상을 해주지 않아서 범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2일 오후 4시 35분께 체포 직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양 씨를 서울 방배경찰서로 데려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양 씨는 경찰서에 들어오기 전 취재진과 만나 "군에서 가혹 행위·부조리·폭언·협박으로 정신적 압박을 크게 받아 뇌전증과 조현병이 생겼다"며 "그 후로 4년 동안 보훈처에 계속 보상을 요구했는데 어떤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청와대와 언론, 보훈처, 서울시, 국민권익위원회 어디서도 저한테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피해자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는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가 병이 악화해서"라고 말했고, 학교 졸업생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방배초등학교로 간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양씨가 방배초 졸업생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양씨는 2015년 11월께 뇌전증 4급으로 복지카드를 발급받은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양 씨는 2일 오전 11시 4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초교 교무실에서 초등학교 4학년 A(10) 양을 인질로 잡고 "기자를 불러달라고"고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낮 12시 43분께 양 씨를 제압해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양 씨가 간질 증상을 보여 체포 직후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도록 했습니다.
경찰은 조현병 치료를 하고 있다는 양씨 진술에 따라 해당 병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방배초등학교 관계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도 진행합니다. 경찰은 양씨가 침입했을 당시 교무실에 있던 여교사와 학교 보안관을 2일 참고인 조사했
보안관은 경찰 조사에서 양씨의 출입 기록을 적지 않고 신분증 교환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단, 경찰은 보안관이 출입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은 맞지만, 법률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처벌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양씨에 대해 인질강요·특수건조물침입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