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번엔 '흰'으로 맨부커 최종 후보...'채식주의자' 이어 두 번째

2년 전 '채식주의자' 수상 이후 두 번째…5명 후보와 경쟁


작가 한강이 '흰'으로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최종 후보에 또다시 이름을 올렸습니다. 2년 전 '채식주의자'로 상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두 번째입니다.

오늘(12일)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강의 '흰(영문명 'The White Book')'을 포함한 6명의 최종 후보(shortlist)를 발표했습니다.

'흰'은 지난달 12일 운영위원회가 심사한 전체 108편의 작품 가운데 1차 후보로 선정된 데 이어 다시 6편으로 좁혀진 최종후보에 뽑혔습니다. 한강의 수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입니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흰'을 "애도와 부활, 인간 영혼의 강인함에 대한 책이다. 삶의 연약함과 아름다움, 기묘함을 탐구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소설과 시의 경계에 있는 이 작품은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은 것입니다. 세상에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았습니다.

'흰'은 한국에서 2016년 5월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처음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직후 출간됐으며, 영국에서는 '채식주의자'의 번역가인 데버러 스미스가 다시 번역해 지난해 11월 출간됐습니다. 영국에서는 한국에서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얻어 출간 뒤 한 달도 되지 않은 작년 11월 말 가디언이 유명 작가들에게서 추천받아 소개하는 '2017 올해의 책'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한강의 '흰'과 함께 최종후보에 오른 다른 작품들은 이라크 작가 아흐메드 사다위의 '프랑켄슈타인 인 바그다드'(Frankenstein in Baghdad),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의 '더 월드 고즈 온'(The World Goes On),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무뇨즈 몰리나의 '라이크 어 페이딩 쉐도'(Like a Fading Shadow),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플라이츠'(Flights)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는 201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자입니다.

가디언은 심사위원장인 리사 어피그나네시의 말을 인용해 심사위원들이 한강을 비롯해 두 명의 이전 수상작가들을 다시 뽑을 것이냐의 문제로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어피그나네시는 "가장 좋은 작품을 뽑아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 그리고 한강의 '흰'은 다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채식주의자'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5월 22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됩니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약 7천600만원)가 수여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