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매운 음식과 관련된 사고들이 발생하며 '매운맛중독자'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BBC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매운 고추 먹기 대회에 참가한 남성이 벼락두통으로 응급실로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34세 남성이 세계에서 가장 매운 '캐롤라이나 리퍼'(Carolina Reaper)라는 고추를 먹고 벼락을 맞은 듯한 두통에 시달렸다. '벼락두통'이라 불리는 가역성 뇌혈관 경련 증후군(RCSV)으로 순간적인 동맥의 수축과 팽창으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 것.
캐롤라이나 리퍼는 세계 기네스북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고추다. 캡사이신 농도에 따라 매운 정도를 표시하는 스코빌 지수(SHU)는 140만~220만 SHU로, 청양고추(4000~7000 SHU)보다 200배 더 맵다.
'영국 의학저널 사례보고'(BMJ Case Reports)는 이 남성이 먹은 캐롤라이아 리퍼 속 매운 성분이 혈관조절물질을 생산해 갑자기 혈관이 좁아져 이로 인해 두통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캐롤라이나 리퍼 뿐 아니라 모든 매운 음식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운 음식에 대한 위험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2014년 전북 익산에 있는 한 여고에서는 학교 축제장에 마련된 '매운 음식 먹기'대회를 열었다가 학생 8명이 갑작스런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소방 관계자는 "매운 라면에 캡사이신까지 뿌린 상태에서 먹다 갑작스런 위경련 증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2011년 '매운 카레 먹기 대회'가 열려 참가한 2명이 경기도중 실신한 사례가 있다. 당시 매운 음식 마니아를 자부하는 참가자들이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상상을 뛰어넘는 매운 맛에 출전자 20명 가운데 절반이 구토와 현기증을 호소하며 포기했고 2명은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에 스코틀랜드 앰뷸런스 서비스(Scottish Ambulance Service) 측은 "지나치게 매운 음식은 치명적인 응급상황을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수현 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교수는 "지나치게 매운 맛은 비만과 함께 위염, 고혈압 등 위장관련 질환을 불러온다"며 "적당한 섭취는 도움이 되지만 지나칠 경우 독이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최진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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