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서울 한강에서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90분간 진행됐는데, 우승한 2학년 여중생은 "멍 때리기가 적성"이라며 천진난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서동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인형 탈을 쓰고 비둘기와 함께 온 정장차림까지.
저마다 독특한 자세로 허공을 응시합니다.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일명 '멍 때리기 대회'입니다.
▶ 스탠딩 : 서동균 / 기자
- "멍 때리기 대회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평온해보자는 것이 취지입니다."
1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모두 150명이 선발됐지만 궃은 날씨 탓에 80여 명만 참가했습니다.
10분마다 심박수를 체크하는데, 졸거나 잡담이나 웃게 되면 탈락합니다.
▶ 인터뷰 : 김덕관 / 경기 남양주시
- "(참가 계기는) 택배 기사들이 하루 종일 좀 밥도 먹지 못하고 쉬지도 못하고 좀 일을 하는데…."
90분간의 멍 때리기 끝에 우승은 엄마가 대신 신청해줬다는 2학년 여중생에게 돌아갔습니다.
▶ 인터뷰 : 양희원 / 멍 때리기 대회 우승자
- "솔직히 영어학원에서 멍을 많이 때리고 선생님도 저한테 막 뭐라 많이 하셨는데… 이게 제 적성인 것 같아요."
머릿속을 비우는 멍 때리기가 잠시나마 지친 우리 일상의 활력소가 된 하루였습니다.
MBN뉴스 서동균입니다. [ typhoon@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