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 정박한 5만2422t급 오토배너호 화재가 나흘만인 24일 완전 진화됐다.
인천소방본부는 "24일 오전 5시 5분께 오토배너호 화재를 완전진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1일 오전 9시 39분 화재가 발생한 지 67시간 만이다.
소방당국은 파나마 선적 오토배너호에 화재가 발생하자 19분 만인 오전 9시 58분 주변 소방서의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에 나섰으나 애를 먹었다. 선박이 두꺼운 철로 만들어져 열 전도율이 높은데다 폐쇄형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6일 오만에서 발생한 머스크호남 화재가 완전진압에 한달여 소요된 것과 같은 이유다.
소방당국은 선박에 실린 1400여대의 중고차가 불에 타면서 낸 고열·농연을 외부로 배출하기 위해 4일 동안 선박 측면에 총 18개의 구멍을 뚫고 그 안으로 고압의 물을 쏴 열로 달구어진 선박의 철판을 식히며 화재를 진압했다. 불을 끄기 위해 선박에 뿌린 물이 한쪽으로 모이면서 배가 3도 정도 기울자 구멍 8개를 뚫어 물을 배출, 기울어진 배를 정상으로 복원시키기도 했다. 화재를 완전 진화하는데 소방차량 243대(일평균 81대), 소방관 847명(일평균 282명)이 동원됐다.
오토배너호 화재로 소방관 1명이 부상을 입고, 선박에 실린 중고차량 1400여대가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오토배너호는 중고차 수출 선박으로 화재 당시 1~4층에 879대,10층에 99대, 11층에 382대, 12층에 537대, 13층에 541대 등 총 2438대의 중고차가 실려 있었다. 11층에 실려있던 중고차량이 타면서 발생한 열이 아래층과 윗층으로 전달되면서 11층~13층에 적재된 차량 1400여대가 불에 탔다. 10층에 적재된 차량 99대는 화재 발생 즉시 외부로 옮겨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선박 연료 500t이 들어 있는 1층 연료 탱크까지 불이 도달하지 않도록 8층에 방화선을 구축하고 진압작전을 개시해 9층 이하로 화재가 번지는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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