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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신촌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대화를 하는 손님도, 노트북 작업을 하는 손님에게 모두 묻지 않고 일회용 컵을 건넸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
인턴 기자의 경우 카페에 가서 음료를 주문할 땐 항상 먼저 "머그잔에 달라"고 말한다. 매장에서 음료를 다 마실 거라면 일회용 컵은 환경 오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먼저 머그잔에 달라고 주문하지 않더라도 먼저 머그잔을 담아도 괜찮겠느냐고 얘기하는 커피 전문점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궁금해진 인턴기자는 서울 신촌·충무로·합정 등 번화가 일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15군데를 5일간 다니며 일회용 컵 사용 실태를 살펴봤다. 15군데중 딱 한 군데를 제외한 14곳 매장은 손님이 앉아서 장시간 노트북 작업을 하든 디저트를 주문하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줬다.
"머그잔에 드려도 괜찮으세요?"
번화가 커피전문점 15곳 중 마지막으로 간 매장에서 가까스로 들을 수 있었던 말이다. 방문한 매장 중 종업원이 먼저 자발적으로 손님에게 머그잔 사용 여부를 물은 건 단 한 곳이었다.
같은 프랜차이즈라도 지점마다 달랐다. 유일하게 먼저 머그잔 사용 여부를 물었던 프랜차이즈의 다른 지점은 바로 일회용 컵을 손님에게 건넸다. A사의 커피숍을 애용하는 회사원 금혜지 씨(26)는 "같은 프랜차이즈라도 카페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대학가 지점에선 그나마 머그잔에 주지만 점심시간 회사 근처 지점에선 묻지 않고 일회용 컵에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지점이라도 손님의 주문 방식에 따라 일회용 컵 제공 여부가 달라지는 곳도 있었다. 합정의 B사 커피전문점에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할 땐 '컵 선택' 메뉴에서 머그잔 혹은 개인 컵 사용 여부를 묻지만 현장에서 주문할 땐 묻지 않고 바로 일회용 컵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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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한 종류의 음료를 앱으로 주문했을 땐 유리잔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주문했을 땐 일회용 컵을 사용해야 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
다만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은 환경부와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일정 조건을 지키는 대신 단속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켜야 할 조건이란 △텀블러 사용 고객에게 음료 가격 할인 △회수한 일회용 컵 전문 재활용업체에 넘기기 △주문 시 점원이 고객에게 머그잔 사용 여부 묻기 등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협약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주문 시 머그잔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곳은 극히 드물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과 협약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소비자들에겐 생소할 정도.
아르바이트생에게 일회용 컵 제공 여부에 대한 교육 여부도 미지수다. 바로 일회용 컵을 건넨 한 커피전문점의 아르바이트생 김 모 씨(25)는 "머그잔 제공에 대해 따로 교육받은 적 없다"며 "그런 협약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밝혔다.
손님이 일회용 컵을 선호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종업원이 머그잔 사용 여부를 먼저 물었을 때 매장 안에서 머물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일회용 컵에 달라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회사원 윤세훈 씨(29)도 머
[디지털뉴스국 김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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