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실패로 신용불량자·생활고 악순환…극단적 선택한 듯
경기 평택에서 쌍용차 해고자가 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30번째 사망자입니다.
오늘(27일) 오후 3시 50분쯤 경기도 평택시 독곡동 한 야산에서 쌍용차 해고자 48살 김모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관이 발견했습니다.
김 씨 가족은 시신 발견 한 시간여 전 김 씨로부터 "그동안 못난 남편 만나 고생만 시키고 마지막에도 빚만 남기고 가는구나. 사는 게 힘들겠지만 부디 행복해라. 어머님께 죄송하다고 전해달라"라는 문자메시지 받고 경찰에 자살의심 신고한 상태였습니다.
현재까지 문자메시지 외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위를 조사한 뒤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할 예정입니다.
김 씨는 2009년 쌍용차 파업 사태 당시 구속됐고, 해고 후 복직되지 못한 120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재취업이 되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됐고, 가정은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낮에 공사장 일을, 밤에는 운전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김 씨를 포함해 쌍용차 해고자들은 정리해고 6년 만인 2015년 12월 해고자 복직 등 '4대 의제'를 놓고 회사와 합의하면서 복직을 기대했으나 3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합의안은 신차 출시 등 신규인력 채용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해고자 3, 희망퇴직자 3, 신규인력 4의 비율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고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복직된 해고자는 45명으로, 김씨를 비롯해 120명이 복직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에 노조는 서울과 평택 등지에서
김 씨도 숨지기 전 해고자 복직 촉구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왔다고 노조측은 전했습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회사가 복직 시점만 알려줬더라면 김 조합원은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고자 복직이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계속 싸워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