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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문화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중 지역 주민을 초청해 학생들이 버스킹 공연을 하는 모습. [사진 = 대안대학 파이 제공] |
국내에서도 일반 대학 교육의 한계점을 느끼고 대안대학을 찾는 2030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극심한 취업 경쟁 속에 대학에서 원하는 진로를 찾지 못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전직 또는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들도 대안 교육기관의 문을 두드린다.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대안대학 '파이'의 강의실에서는 청년들과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진로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여느 대학들과 다름없이 강의실은 학생들의 필기소리로 가득했다. 파이는 방과 후 학교 강사 양성을 목표로 코딩 등 4차 산업 시대에 발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안대학 '파이(PIE. Professional Institute of Entrepreneurship)'는 기업가 능력을 육성시켜 '학생 스스로 직업을 만든다'는 모토로 지난 2016년 개교했다.
김주영 대안대학 파이 대표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대학을 떠나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파이는 탄생했다"며 "대입 후에도 똑같은 줄세우기식 교육에 좌절하거나 졸업 후 현장에서 자립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2~3년 간 창업·창직의 길을 준비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코스'를 마련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인큐베이팅'이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직업 전문대학과는 달리 파이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흥미적성에 맞는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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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문화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중 빈집 실사 체크에 나선 학생들. [사진 = 대안대학 파이 제공] |
김혜원 대안대학 파이 운영위원은 "뛰어난 글재주를 지닌 한 국문과 학생은 온라인 연재 활동으로 수만 팔로워를 거느렸지만 점수화 된 대학 교육에 회의감을 느껴 이곳을 찾아왔다"면서 "파이는 이 같은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을 찾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연결해 무엇이든 스스로 시도해보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는 대학원 수업과 유사한 도제식 프로젝트 교육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매 학기 원하는 프로젝트를 발제하면 학교 측은 심사를 통해 수업을 개설한다.
프로젝트는 총 4개 트랙(심리상담, 건축디자인, 지역커뮤니티, 인문IT)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 개발'부터 '사회적 기업 설립', '마을 문화 공간 만들기' 등 학생들의 관심과 지역사회 공헌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과목들이 열렸다. 학교는 현장 전문가들을 교수로 섭외해 학생들에게 1:1로 코칭 받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 위원은 "지난 학기에는 게임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과 IT 트랙에서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면서 "기획서 작성부터 프로그래밍, 디자인, 홍보 등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전문가에게 배운 뒤 직접 구글 앱에 개발한 게임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학생은 '이 분야에 뼈를 묻고 싶다'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소설처럼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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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마을 문화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중 지원경기도 따복공동체 지원사업 공개 발표회장에서 발표하는 모습. 학생들의 노력으로 지원 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 [사진 = 대안대학 파이 제공] |
이처럼 수업의 전 과정에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 최근에는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도 급증했다. 김 위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이면 모두 입학할 수 있지만 별도로 전·이직 세대를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또 파이는 올해부터 1년 단위 '갭이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김 위원은 "대학 생활 중에 휴학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2명 중 1명 꼴로 늘고있는 추세"라며 "'갭이어'를 갖는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1년 프로젝트를 얼마 전부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20대 초중반 청년들 중 대학에 다니지 않거나 대학을 떠나는 이들은 갈수록 늘고있다"면서 "'학교 밖의 청소년' 뿐만 아니라 '대학 밖의 청년'들의 교육적 방향과 지원에 정부도 더 큰 관심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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