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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애씨(가운데)가 아들 김은상 시인과 함께 인세 기부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
지난 19일 소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멘토프레스)'의 실제 주인공인 조영애 씨(82)가 사단법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와 인세 기부 협약을 맺었다. 이 소설을 쓴 김은상 시인이 어머니 명의로 출판계약을 맺어 인세를 받을 권리는 조 씨가 갖고 있었다.
소설은 1936생인 조 씨의 일대기를 통해 가부장제에서의 여성에 대한 폭력, 가난으로 인한 가족 붕괴, 노인 문제 등 우리 사회에 지속되고 있는 문제들을 조명한다. 조 씨 가족들은 이런 문제들을 가족애로 극복해 가고 있다.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출간된 이 소설 판매부수는 2000부 정도로 인세는 256만 원 정도로 그리 많지는 않다. 조 여사는 지금까지 판매된 것 뿐아니라 앞으로 팔릴 책의 인세도 전액 기부키로 했다.
조 씨는 "아들이 제 이야기를 받아 적은 것이니 인세를 저에게 주겠다고 해 아들 손에 이끌려 출판사에 함께 가서 계약했다"며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모두가 가난한 시절을 견디며 살았고, 사회에 존경 받을만한 일을 해온 사람도 아닌데 부끄럽다"고 기부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북한 어린이를 기부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전쟁으로 인한 조 씨의 상처 때문이다. 그는 "어릴 적 밤에 총소리가 나면 아침에는 친척 오빠들이 인민군에게 살해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며 "지금도 북한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손자손녀들은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북한 어린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일본군에게는 땅을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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