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아이들의 식비를 빼돌려 선생님들이 자신의 배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교비를 가족 외식비로 사용한 원장에, 심지어 아이들 식비로 선생들이 먹을 소주와 컵라면을 산 유치원까지 있으니까요.
'왜 그랬냐'고 묻자 돌아온 답은 말 그대로 황당했습니다. '유치원에 들어온 돈은 모두 내 돈으로 생각했다'나요. 게다가 '그게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는 식이니 정말 교육자가 맞는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기는 건, 있으나 마나 한 감시 장치 때문입니다. 정부는 어린이 급식 문제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어린이 급식 관리지원센터 215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원센터는 아무런 행정적 권한이 없거든요. 원장이 식단표를 맘대로 바꿔도, 식중독 예방 규정을 위반해도, 이걸 바꾸라고 개입할 권한이 없습니다.
게다가 단속 권한이 있는 지자체는 감사 일정이 미리 공개되기도 한다니 그럼 어떤 유치원이 단속에 걸리겠습니까. 이 결과 1인당 한 끼에 1,745원을 썼다고 가짜 서류만 만들어놓으면 그만이었습니다. 매년 800억 원 하는 정부의 지원금은 줄줄 새고요.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먹을 것 갖고 장난치는 사람은 엄벌해야 한다'면서 목청을 높였던 게 정부와 지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과연 개선된 게 있는지 의심스럽죠.
부실한 급식 탓에, 부실한 법 규제에,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건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몫인가요? 또 다시 제2, 제3의 불량 급식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국회가 앞장서서 강력한 처벌법을 만들어주길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