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일가족 4명이 둔기 등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모습이 찍힌 CCTV가 공개됐습니다.
오늘(26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0시31분쯤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84살 박 모 씨와 박 씨의 아들 조 모 씨, 며느리 박 모 씨, 손녀 조 모 씨가 흉기와 둔기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박 씨의 사위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박 씨의 사위는 "장모님과 주말에 불꽃놀이를 함께 보자고 연락했는데, 연락이 안 돼 경찰에 신고했다"며 "경찰관과 함께 문이 잠긴 아파트를 열고 들어갔더니 가족들이 참혹하게 숨져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아파트 입구 CCTV를 확인한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신 씨는 하루 전날인 24일 오후 4시12분쯤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고 큰 가방을 든 채 범행 장소인 아파트에 들어왔습니다.
신 씨가 아파트에 침입하기 전 아들 조 씨는 집안에 있었습니다. 박 씨와 며느리는 조 씨 침입 후 1∼2시간 이내 귀가했고, 손녀 조 씨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인 25일 0시 7분쯤 집으로 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집안에서 신 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박 씨와 박 씨의 아들, 며느리의 시신은 화장실에서 포개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시신은 비닐과 대야 등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손녀 조 씨는 거실에서 발견됐으며, 매우 잔인하게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신 씨가 집안에 들어온 사람을 순차적으로 살해한 뒤 화장실에 옮기고 시신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가 들고 온 가방 안에서는 56종의 물품이 발견됐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둔기와 흉기를 비롯해 피가 묻은 전기충격기, 신씨가 자살할 때 쓴 도구 등이 모두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신 씨가 손녀 조 씨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손녀가 특히 잔인하게 살해됐고, 두 사람의 연령대가 비슷한 점, 두 사람이 평소 아는 사이라는 참고인 진술 등이 있는 점 등을 미뤄 두 사람의 관계에
신 씨는 강력사건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오늘 시신을 부검할 예정입니다. 현장에서 확보된 휴대전화 등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수사와 주변인 탐문 조사 등도 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