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붉게 물든 가을 단풍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관광지로 몰려든 여행객들로 인해 전국 유명산과 유원지가 연일 북적거린다.
그러나 몇몇 시민의식이 낮은 여행객들이 쓰레기 투기, 불법 주정차 등의 행위를 저지르면서 관광지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3일 지리산 국립공원은 단풍이 최절정기를 맞아 이를 감상하기 위해 몰린 관광객들이 줄을 섰다.
이들로 인해 주요 탐방로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으며, 근처 도로 곳곳을 점령한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차량정체를 유발해 국립공원은 흡사 아비규환이었다.
산행 중에는 탐방로 바위틈 등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이 넘쳐났다.
국립공원을 방문한 류 모씨(46)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통행에 지장을 주고, 계곡 곳곳에는 음식물을 먹고 제대로 치우지 않아 냄새가 나 기분을 망쳤다"며 "남을 배려하는 행락 문화가 필요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국립공원은 이러한 모습에 대해 "그나마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밝혔다.
공원 내 쓰레기를 수거해오면 대피소 숙박이나 주차장 주차요금 결제 등에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그린포인트제' 시행 덕분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
그러나 그린포인트제의 실행과는 별개로 샛길 등 비법정 탐방로 출입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말에는 수시로 직원들이 순찰을 다니면서 공식 탐방로만 이용하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쓰레기 투기와 불법 주차 문제는 비단 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어시장의 대표 격인 소래포구는 전어·꽃게·새우 등 늦가을부터 초겨울이 제철인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면서 쓰레기 및 불법 주차를 상대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방문객 중 일부는 어시장 점포에서 수산물을 구매한 뒤 시장 인근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낮부터 술판을 벌이기도 한다. 음식물을 다 먹고 난 이들은 남은 음식과 밑반찬들을 비닐봉지에 아무렇게나 담고 구석 자리에 버리고 자리를 떠난다.
또한 공영주차장과 민간 유료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주차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시장 주변 일대 도로변 차선은 주차장인지 도로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1개 차선을 점령한 불법주차 차량들 때문에 주말마다 소래포구 일대 차량 혼잡은 극에 달한다.
제주도 역시 이러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 일대는 크고 작은 카페가 해안선을 따라 늘어서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한담해변에 관광객이 몰리는 날이면 차들이 좁은 마을 안길에 늘어서 금새 혼잡해지고,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일회용 컵들이 거리에 뒹굴기도 한다.
일부 카페는 일회용 컵을 가게로 다시 가져와 달라고 안내문을 써놨지만, 실제 회수되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제주시에 사는 양모(32)씨는 "예전에는 바다를 보며 조용히 산책하고 싶을 때 종종 한담해변을 찾았는데, 이제는 사람도 많고 지저분해 고즈넉한 매력이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관광객이 몰리는 관광지 뿐만 아니라 단체 관광 도착지도 관광객의 무질서 행위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다.
대구 시내에 위치한 한 지하철역 입구는 관광버스출발, 도착지로 활용된다. 이맘때와 같이 단풍 관광이 한창일 시기에는 매일 10대 가까운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있다.
저녁 무렵 관광객들이 되돌아올 때면 역 입구 주변에는 항상 쓰레기가 넘쳐난다.
일반 쓰레기는 물론 음식물 찌꺼기, 일회용 도시락 플라스틱 용기, 물컵
관할 구청은 이와 관련된 민원이 들어오자 최근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관광객들의 시민의식 제고와 성숙한 관광 문화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