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권양숙인데요"…전 광주시장도 속아넘어간 영부인 사칭 사기

자신을 권양숙 여사와 김정숙 여사라고 사칭하며 광주·전남 유력인사들에게 사기를 친 40대 여성이 구속됐습니다.

오늘(23일) 광주지검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영부인을 사칭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49살 A 씨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지방 유력인사 10여명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속여 당시 광주시장 B 씨로부터 4억5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딸 사업 문제로 5억 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다. 빌려주면 곧 갚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B 씨는 A 씨에게 속아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4억5천만 원을 A 씨의 딸 통장 등에 보냈습니다.

당시는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B 씨는 물론 문자를 받은 일부 인사가 A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으나 A 씨는 경상도 사투리로 응답하며 피해자들을 속이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다른 인사에게도 자신을 김정숙 여사라고 속여 접근했으나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은 A 씨와 전화통화 후 사기를 의심한 한 유력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경찰은 A 씨와 관련된 계좌를 압수 수색해 피해를 밝혀냈습니다.

A 씨는 휴대전화 판매 일을 하고 있으며 사기 등 전과가 다수 있습니다.

과거 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며 일부 유력인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기관은 추가 피해가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