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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 상품도 종류가 수십, 수백개에 이르는 `선택과잉` 속에서 소비자들은 일명 `선택장애` 같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퇴근길에 맥주를 사러 대형마트에 들린 A씨는 맥주 매대 앞에서 30분째 서성이고 있다. 400여 종에 이르는 맥주 중 무엇을 골라야 할지 '선택장애'가 왔기 때문. 결국 A씨는 발길을 돌려 평소에 먹던 맥주를 집어 들었다.
이처럼 상품 종류만 수십, 수백 개까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선택과잉'으로 고통받는 고객들을 위해, 기업들이 숫자 '6'으로 선택장애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한다는 소식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고개들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제품의 품목은 이전보다 크게 늘었지만, 이 중 눈에 띄게 노출돼있는 상품은 단 몇 가지에 불과하다. 여기에 숫자 '6' 마케팅 기법이 들어있다는 것.
고객은 눈에 확 들어오는 상품을 보면 이를 '대표 상품'으로 인식하고 선택의 폭을 크게 줄이게 된다. 해당 상품을 가장 대중적이고 실패하지 않는 방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이런 현상을 들어 "기업은 소비자에게 '완벽한 선택' 대신 '쉬운 선택'을 제시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KMAC에 따르면, 고객은 일정 숫자 이상의 다양한 제안을 받으면 처음엔 선택의 다양함에 흥분하지만 이내 선택의 고민에 빠져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최종 결정을 하더라도, 다른 한쪽에서 선택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게 된다. 혹은 더 좋은 대안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결국은 선택을 회피하게 되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선택폭을 제시하는 것보다 적은 수의 선택 사항을 제시할 때 소비자의 구매욕을 유지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
앞서 A씨의 경우에도, 400여 종의 맥주 중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맥주 BEST 6'가 제시돼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여러 숫자 중에서도 기업들이 숫자 '6'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미국에서 한 연구팀이 실시한 '잼 실험'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연구팀은 30개 종류의 잼을 진열했을 때와 6개로 좁혔을 때 소비자들의 구매 성사 비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30개 진열시 구매 비율은 3%에 불과했지만, 6개일 경우엔 30개를 진열했을때의 10배인 30%에 달하는 구매 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와 더불어 일부 전문가들은 6개의 선택권을 제공할 때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분석한다.
1~3개의 옵션은 너무 적고, 4~5개보다는 6개일 때가 소비자에게 적당한 선택폭을 제공하면서도 높은 효율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식당 메뉴판에서 흔히
누리꾼들은 "요즘 선택지가 너무 광범위해진 게 사실"이라며 "무슨 이유로 몇 개 상품만 눈에 띄게 배치하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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