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공장서 일하다 숨졌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작년 충북 충주의 한 공장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20대 여성 근로자의 유족이 업체 측의 적절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4일 '유족의 길을 잃게 한 기업을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게시자는 작년 12월 12일 세상을 떠난 28살 김 모 씨의 동생이다.

김 씨는 숨지기 이틀 전 오전 1시쯤 충주의 한 공장에서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숨졌습니다.

동생은 글에서 "충주 모 공장에서 일했던 누나는 4대 보험도 없이 두 달간 야근과 주간을 돌며 근무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육체·정신적 스트레스는 누나의 생명을 앗아갔고 지난 8월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업체 쪽에서 김씨가 숨지기 직전까지의 급여 290여만원을 아직도 주지 않고 있다고 유족은 말했습니다.

동생을 대리하는 최한솔 노무사는 "보상을 못받은 김 씨의 죽음 뒤에는 불법파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숨진 김 씨는 이 공장을 세운 A 기업 소속 근로자가 아닙니다.

김 씨는 A 기업의 협력사인 B 업체로부터 또다시 도급을 받은 2차 하청업체 C사 소속입니다.

제조업에서 파견 근로는 현행법상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법입니다.

도급과 파견의 차이는 업무지시나 관리 등을 누가 했느냐입니다.

최 노무사는 "숨진 김 씨가 업무지시를 B 업체로부터 받은 만큼 이는 명백한 파견 형태"라며 "현재 C 업체가 보상 능력이 없기 때문에 B 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족들은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에 B 업체의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해달라며 지난 2월 진정을 냈습니다.

진정을 받은 고용노동부 충주지청은 지난달 현장 조사를 별도로 진행한 끝에 불법 파견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충주지청 관계자는 "B 업체가 2차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 업무지시 명령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며 "B 업체에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금체불 문제와 관련해서는 C 업체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지난 10월 송치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