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방에 들이닥친 외국인 강도가 가게에 갇혔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주인이 기지를 발휘한 덕분인데, 시민들도 큰 힘이 됐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얼굴에 반바지를 뒤집어쓴 남성이 복권방에 들어옵니다.
순식간에 가게 집기를 무너뜨리고 여주인을 위협합니다.
(현장음)
다른 손님이 들어오려고 문을 여는 순간, 여주인이 소리를 지르며 도망칩니다.
"강도야! 강도야!"
여유롭게 계산대를 뒤진 남성은 현금을 모조리 빼갑니다.
뭔가에 걸려 넘어질 듯 가게를 빠져나가는 남성.
그런데 문이열리지 않습니다.
있는 힘껏 밀쳐보지만, 속수무책입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알고 보니 여주인이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강도가 나오지 못하게 밖에서 문을 붙잡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시민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남편
- "어떻게든 잡아야겠다 싶어서…. 아주머니 한 분이 신고해주셨고, 아저씨가 같이 문을 붙잡고…."
인근 파출소와의 거리는 불과 50여 미터.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된 남성은 문이 열리자마자 경찰에 바로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3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와 영어 강사로 일하던 60대 미국인이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지금은 무직입니다. (범행 이유가) 생활고라고 합니다. 밥을 며칠째 못 먹어서…."
경찰은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도움을 준 시민들을 찾아 포상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