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 검찰이 석 달 동안 40개 공기업에 대해 수사를 벌였는데요.
'비리 백화점'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입니다.
안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근로복지공단 하 모 씨는 2003년부터 3년 동안 회삿돈 15억 원을 빼돌려 주식투자와 도박으로 탕진했습니다.
그런데도 근로복지공단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고 나서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구 모 과장은 철거 공사 6건을 평소 알고 지내던 무면허 업자에게 맡겼습니다.
그 대가로 그가 받은 것은 여행 일정에 성매매까지 포함된 태국 호화 여행. 」
검찰의 수사로 밝혀진 공기업 직원들의 비리 행태는 고양이 앞에 생선을 연상시킬 정도로 노골적이고, 파렴치했습니다.
「특히 한국기계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6년 동안 연구비 9억 원을 빼돌려 2억 원가량을 유흥업소에서 탕진하기도 했습니다. 」
말로만 떠돌던 인사비리도 확인됐습니다.
증권예탁결제원과 부산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은 채용과정에서 채점표까지 조작해 준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나랏돈은 쌈짓돈'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어서인지 어처구니없는 부실 대출과 공사비 지급도 있었습니다.
대한석탄공사는 뚜렷한 담보도 없이 한 건설업체에 1,600억 원을 대출해 줘 900억 원을 떼일 판이고, 석유공사는 주지 않아도 될 공사비 수십억 원을 아무런 검증 없이 지급했다 검찰 수사망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재경 / 대검 수사기획관
"20여 곳의 공기업 비리를 적발하고, 총 104명을 입건, 그중 37명을 구속기소하고 67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밖에도 검찰은 기름과 재래시장 보조금에 대한 수사를 벌여 총 440여억 원이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지급됐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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