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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사회주택 사업자 `녹색친구들`이 운영하는 창천동 사회주택 전경. 공공에서 토지를 저렴하게 빌려주고, 사업자가 건물을 지어 임대하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 출처 = 녹색친구들 홈페이지] |
사회주택은 청년층의 전·월세 부담을 덜어주고 주거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주거 대안이다. 민관 협력 사업으로 꾸려져, 시와 사회적 기업이 공통 투자해 주택을 짓고 시세의 70~80% 정도의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한다. 부담 없는 임대료뿐 아니라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률이 연 5% 이내로 제한되는 등 전반적인 주거 안정도 보장된다. 서울시가 2015년 6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도입을 시작해 현재까지 68곳의 사회적 기업이 전국에 총 1000호의 사회주택을 건설한 상태다.
서울시 사회주택 사업자 녹색친구들의 김종식 대표는 "공공의 주택공급 한계, 부동산값 폭등과 임대료 상승, 1인 가구 증가 및 주거난 심화, 이웃과 공동체 붕괴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사업 참여 계기를 밝혔다. 녹색친구들은 현재 토지임대부(공공에서 토지를 저렴하게 빌려주면 사업자가 건물을 지어 임대하는 형태) 사회주택 3호를 운영 중이다.
선랩건축사사무소는 신림동 고시촌에서 쉐어어스라는 이름의 사회주택 4호를 꾸려나가고 있다. 선랩건축사사무소의 사회주택은 리모델링형(노후화된 주택을 리모델링해 재임대하는 형태)으로, 옛 고시원 건물을 고쳐 사회주택으로 탈바꿈시켰다. 쉐어어스는 총 4가지 주거 타입을 마련해 입주자의 취향에 맞는 구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선랩건축사사무소 현승헌 대표는 "사회주택이 단지 임대주택의 수를 늘리는 데 그쳐선 안 된다"며 "사회주택 정책이 곧 또 다른 주거 형태를 만들어내는 단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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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랩건축사사무소가 운영하는 사회주택 '쉐어어스'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간 중 하나. 입주민은 물론 지역주민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선랩건축사사무소 홈페이지] |
녹색친구들과 쉐어어스 모두 사회주택이라는 주거 공간을 마을주민에게까지 열어 두고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녹색친구들은 운영 중인 사회주택에 대형 세탁기, 건조기 등을 비치해 주택 거주자는 물론 지역주민까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정기적인 만남과 모임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추진해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형성에 힘쓰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 지역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쉐어어스는 독서실, 회의실, 휴게실 등 공유 라운지를 만들어 동네 주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 가죽공예, 캔들 만들기 등 청년 대상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해 공간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현 대표는 "집이라는 게 단순히 빌딩 하나, 방 하나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이 함께 이뤄져야 주거 여건이 좋아지는 것"이라며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회주택이 청년들의 확실한 주거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애초 연간 2000호 조성을 목표로 했던 서울시 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어 사회주택 혜택을 볼 수 있는 청년의 수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 이처럼 사회주택 확장이 더딘 것은 운영의 리스크가 민간 사업자에게 집중돼 있는 구조 탓이다.
현 대표는 "시에서 지원받는 자본은 지원금 형태와 융자 형태가 있는데 보조금은 50%를 넘지 않고 대부분이 융자"라며 "융자금이 전부 사업자 채무로 넘어가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이 선뜻 사회주택 사업에 뛰어들기엔 그 위험 부담이 매우 커 사업 확장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현 대표는 "관이 집을 부동산이라는 상품 가치로만 생각하는 데서 벗어나 구조부터 개선해야 사회주택 사업이 더욱 활발히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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