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오너 2세 일감 몰아주기`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등 불구속 기소

검찰이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부사장을 본인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지난 28일 화이트진로 박 부사장, 김인규 대표, 김창규 상무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월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3명 모두 기소됐다. 이들은 검찰 수사에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 등은 2008~2017년까지 하이트진로의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이 회사에 '통행세' 등 총 43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생맥주 기기 제조사인 서영이앤티는 2007년 12월 박 부사장이 지분을 인수해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하이트진로는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구매하던 맥주캔 제조용 코일을 2013년과 2014년 서영이앤티를 거쳐 샀다. 이 과정에서 서영이앤티에 8억5000만원 상당의 통행세를 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방식으로 글락스락 캡을 구매한 2014~2017년까지 서영이앤티에 18억 6000만원 상당의 통행세를 지원 것으로 확인됐다.
박 부사장은 현재 서영이앤티 지분 58.44%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그룹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 중이다. 서영이앤티가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에 위치하면서 박 부사장의 그룹 지배력은 강화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향후 진행되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