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피해자가 경찰 신고 후 오히려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른바 '강남 클럽 폭력'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경찰관과 클럽 유착 의혹에 대해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30일 서울 지방경찰청은 "국민청원 및 언론 등에서 클럽과 관련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광역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해 성폭행, 속칭 '물뽕' 사용 논란, 경찰관 유착 의혹 및 향후 제기되는 추가 의혹에 대해 집중내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일선 경찰서 서장급인 총경급을 단장으로 하는 10여명 규모의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초동조치 △경찰관 폭행 △119 미후송 △CCTV 비공개 등 초동대응 의혹에 대해서도 합동조사할 예정이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철저한 내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고, 합동조사 후 결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하고 제도개선 사항에 대하여 보완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1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김씨가 올린 '경찰의 민간인 집단폭행 및 버닝썬 집단구타사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김씨는 '클럽 대표이사와 직원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나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집단 폭행했다'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김씨는 다친 얼굴 사진과 지구대 CCTV 화면도 공개했다. CCTV에는 한 여성이 김씨에게 다가갔다가 경찰에 의해 분리되는 장면이 담겼다.
사건이 터진 클럽이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김씨의 글은 빠르게 퍼졌다. 글을 본 커뮤니티 회원들은 경찰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리어 신고자를 입건했고, 김씨를 과잉 진압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어 한 언론이 지난 28일 강남 클럽 폭행사건의
김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자신을 구타한 경찰도 조사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오후 4시 40분 기준 이 청원글에는 23만6000명이 동의했다.
[문광민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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