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에서 치러진 한자자격시험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벌어졌습니다.
감독관이었던 이 대학교수가 시험지만 나눠주고 일부러 자리를 비웠는데, 학생들은 대놓고 답안지를 서로 돌려 봤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대학생들이 줄줄이 한자시험 고사장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문답지를 든 감독관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시험 시작 1분 만에 감독관이 고사장 밖으로 나오더니 한참 동안 들어가지 않습니다.
감독관이 자리를 비운 시간은 무려 29분, 그 사이 부정행위가 벌어졌습니다.
학생들은 대놓고 휴대전화로 한자를 검색해가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아예 답안지를 사진으로 찍어 서로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감독관은 응시생들의 학과 교수였습니다.
모든 게 미리 짜여진 각본이었는데, 다른 고사장에 있던 감독관까지 부정행위에 끌어들였습니다.
▶ 인터뷰 : 배한규 / 부산 해운대경찰서 지능팀 경위
- "시험 전 수업시간에 교수가 이번 시험에는 연막작전을 하겠다. 감독관을 데리고 나갈 테니까 그때 휴대전화를 검색해서 답을 잘 적어라."
규정상 응시생의 지도자는 감독을 할 수 없고, 감독관도 한 반에 2명이 있어야 하지만, 이를 모두 어겼습니다.
응시생들은 경찰에 모든 걸 털어놨지만, 해당 교수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경찰은 대학교수와 응시학생 등 모두 6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