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광장에 자리 잡았던 세월호 천막이 설치된지 1709일만에 철거됐다.
18일 오전 10시28분경 20명의 인부가 용달차를 타고 광장에 입장했다. 이들은 오자마자 파란색 배경의 안전펜스로 천막을 둘렀다. 10시45분경부턴 각자가 맡은 천막에 가서 망치질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 7월 14일 천막이 설치된 이후 4년 8개월 만에 철거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인부들은 천막 내 가구와 각종 물품들을 끄집어내며 천막을 허물었다. 오후 4시경 작업을 시작한 지 약 5시간15분만에 천막은 모두 철거됐다.
전날 이미 289명의 영정이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서고로 옮겨진 탓에 이날 철거 작업은 조용하게 진행됐다. 세월호 단식농성장 주변서 피자파티를 했던 지난 2014년 일베 회원들의 모습은 없었다. 보수성향의 유튜버들이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를 하며 "(바로 철거되지 않는 것을 보니) 천막이 아니고 목조건물이네" 등의 말을 하며 조롱했지만 좌중의 이목을 끌기엔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세월호참사 당일 박근혜 7시간 문서를 즉시 공개하라며 무언의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일부는 오랜만에 온 시민의 관심을 끌고자 '세월호 충돌로 침몰한 증거'란 제목의 전단지를 뿌렸다. 세월호 희생자 김시연양의 어머니인 윤경희(43)씨는 "천막이 철거되도 계속 피켓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며 "광화문광장이 내년부터 조성되지만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다면 다시 천막을 치러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약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세월호 천막 오른편 공간(경복궁 방향 기준)을 '세월호 추모·기억의 전시관'(추모관)으로 조성해 내달 12일에 개관할 방침이다. 기억공간은 전시실 1·2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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