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살해 중국동포 공범 "우리가 하지 않았다"

속칭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33·수감중)의 부모 살인 사건에 가담했다 중국으로 도주한 공범 3명중 한명이 살인을 부인하는 메시지를 국내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거된 살인 피의자 김씨(34)가 "나는 죽이지 않았다"며 살인혐의를 공범들에게 미룬 상황이어서 사건은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2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공범인 중국동포 A씨(33)는 사건 당일 중국 칭다오로 달아난 뒤 최근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우리는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서다.
A씨는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갔다가 일이 벌어진 것"이라면서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황급히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A씨는 메시지에서 '우리는 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무슨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억울하다'고 밝힌 점을 고려할 때 검거된 김씨가 자신들을 살인자로 지칭한 데 대한 부인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A씨의 메시지에는 경찰관을 사칭해 이씨 부모가 사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는 침입 경위에 대한 설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말이 맞다면 이씨 부모가 먼저 집안에 들어간 뒤 나중에 김씨 등이 집안에 들어갔다는 뜻이 된다. 그동안 피해자들이 사는 계단식 아파트 3층에는 CCTV가 없어 김씨 등이 계단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다 아파트로 들어오는 피해자를 협박해 집안으로 들어갔다는 설, 김씨 등이 어떤 이유로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 집안에 들어가 대기하고 있었다는 설 등이 난무했다.
경찰은 A 씨 등의 주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메시지가 온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공범의 일방 주장이어서 사실 관계는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전날 김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김 씨가 범행 당시 신었던 혈흔 묻은 신발과 피해 차량 키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김 씨가 빼앗아 간 5억 원 중 반납되지 않은 돈의 행방은 물론 그가 흥신소 직원을 접촉했는지, 밀항 등의 방법으로 도피하려 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안양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