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중학생을 집단폭행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10대 피고인 4명에게 검찰이 소년법상 허용된 상해치사죄의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28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표극창)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군(14)과 B양(16) 등 10대 남녀 4명에게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자식이 죽으면 부모도 죽은 목숨"이라면서 "범행 동기와 피해자가 사망한 결과 등을 고려해 소년법이 허용한 (상해치사죄의)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상해치사죄로 기소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받지만, 소년범에게는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초과해 선고하지 못하게 돼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폭력은 놀이와 같았고 피해자를 괴롭히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볼만한 정황도 없었다"면서 "일일이 묘사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폭력과 가혹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A군 등 4명은 지난해 11월 13일 오후 5시 20분께 인천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을 집단폭행할 당시 그의 입과 온몸에 가래침을 뱉고 바지를 벗게 하는 등 심한 수치심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C군은 1시간 20분가량 폭행을 당하다가 "이렇게 맞을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이 가해자 중 한 명의 아버지 얼굴에 대해 험담을 하고 사건 당일 "너희들과 노는 것보다 게임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는 게 집단 폭행한 이유였다.
A군 등 4명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3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천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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