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했던 말입니다. 취임 후 처음 교육 정책 구상을 제시하면서, 한국 교육을 모범 사례로 든 겁니다. 그가 당시 만났던 한국 젊은이들이 너무 우수했고, 오바마는 그 이유를 한국 교육에서 찾은 거죠.
물론 우리 교육의 한쪽 면만을 본 거겠지만, 이렇게 미국 대통령도 부러워했던 한국 교육이, 이젠 아이들이 학교에서 기본적인 수업도 못 따라가는 '기초학력 저하'라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해 중·고등학교 학생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크게 늘었거든요.
국·영·수 기초학력 모두 다 크게 떨어졌는데, 특히 수학은 기초학력 미달률이 10% 넘게 치솟았습니다. 중학생이 기본적인 사칙연산조차 못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 당국의 반응이 좀 이상합니다. 교육부는 전수평가를 하다가 표집평가로 방식을 바꿔서 그런 거라며, '평가 방식'에 원인을 돌렸거든요. 하지만 '전수평가'였던 2012∼2016년에도 중·고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증가세였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교육부는 또, 토론과 프로젝트 같은 '혁신적 수업'이 잘 반영이 안 돼서 그런 거라고 했습니다. '혁신적 수업' 방식. 교과서 위주가 아닌 글짓기, 연설하기, 토론하기 등등 이미 10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서 추진하고 있는 것들인데 말이죠.
하지만, 그런데도,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지식조차 입력하지 못한다면 그 교육방식은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토론 위주의 창의적인 수업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기초학력이 갖춰져야 수준이 있는 토론도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교육부는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 일단은 다시 조사를 하겠다, 보충학습을 통해 학력저하를 해결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미 다 해봤던 것들이죠. 전 세계를 상대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건 비단 학부모만 원하는 게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뭘 어떻게 가르쳐야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는지, 이번만큼은 교육부가 좀 멀리 보는 안목으로 '정답'을 내놔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라고 그 자리는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