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직원과 벌인 시비와 몸싸움 끝에 60대 직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가 먼저 폭력을 행사해 사건을 유발했고, 평소 피해자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이 인정돼 피고인은 실형을 면하게 됐습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주영 부장판사)는 폭행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4살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공소내용을 보면 A 씨는 2017년 9월 19일 오후 4시 20분쯤 오토바이를 타고 울산 한 주유소에 들어가 주유에 앞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다가, 이를 제지하는 종업원 62살 B 씨와 시비가 붙었습니다.
A 씨는 "주유소가 여기밖에 없냐"라고 말하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려 했습니다.
B 씨는 오토바이를 가로막은 채, A 씨가 쓴 헬멧을 한 차례 때리고 A 씨를 밀어 넘어뜨리려 했습니다.
B 씨는 오토바이에서 내린 A 씨 어깨 부위를 밀치고, 목 부위를 한 차례 더 때렸습니다.
이에 A 씨는 B 씨 어깨를 수차례 밀치고 팔을 잡아당겼는데, B 씨는 앞으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B 씨는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일 후인 같은 달 30일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숨졌습니다.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투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해 돌이킬 수 없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피해자 유족이 겪게 될 정신적 고통 역시 막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을 폭행한 것이 사건을 유발한 것으로 보여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피고인 폭행 정도가 그리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해자는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사건 당일에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스텐트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가 쓰러지자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점,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