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 씨가 수사기관 등에서 내놓은 진술은 유의미하며, 최근 일각에서 불거진 진실 공방에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 없다는 진상조사 기관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윤 씨는 이 사건에 관한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자신을 고소한 김수민 작가를 맞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채 어제(24일) 캐나다로 출국했습니다.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최근 윤 씨가 출석해 진술한 내용과 2009∼2010년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한 진술을 비교·검토해 장자연 씨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유의미한 진술을 따로 분류·검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씨의 진술에 일부 실체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 있더라도 과거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진실로 인정받은 부분은 장 씨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진술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게 진상조사단의 내부 평가입니다.
조사단 한 관계자는 "(장 씨 사건과 관련해) 윤 씨가 유의미하게 진술한 부분이 있고, 그 내용에는 진실공방이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윤 씨에 대한 최근의 진실 공방은 장자연 사건 조사 활동과는 무관하다"며 "논란과 상관없이 조사단은 관련 진술 하나하나를 검증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씨는 2009년 장 씨의 소속사 대표 김 모 씨에 대한 경찰수사 과정에서 '김 대표가 강압적으로 장씨를 술자리로 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습니다.
또 2010년 김 씨의 형사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장 씨가 작성한 문건에 성상납 강요 등의 피해사실이 적혀있었고, 장 씨 자살의 원인 중 하나가 술접대였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습니다.
특히 윤 씨는 당시 경찰수사와 재판에서 전직 기자 A 씨가 장 씨를 성추행한 사실도 구체적으로 증언한 바 있습니다. 당시 검찰이 윤 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불기소처분했지만, A 씨는 지난해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수사 권고에 따라 결국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진상조사단은 장 씨 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과는 별반 관계없이 장 씨 사건에 대해 윤 씨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은 상당 부분 진실하다고 여길 근거가 있다고 보고, 이 사건에 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진상조사단은 장 씨가 강제로 사회 고위층 인사의 술접대에 동원되고, 그 과정에서 일부 성폭행 피해를 봤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 씨 이외에 복수 참고인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 외에도 다수의 증언과 진술이 있는 만큼 장 씨 사건에 관한 의미 있는 조사결과를 내놓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진상조사단의 입장입니다.
최근의 진실 공방은 김수민 작가가 윤 씨를 고소한 사건을 지칭합니다. 윤 씨는 전날 김 작가로부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 박훈 변호사는 "윤 씨가 제대로 본 것이 없는데도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한다"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사건을 미제로 남기지 않으려면 윤 씨를 출국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범죄자입니까? 출국금지? 기가차네요"라는 게시글을 올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윤 씨는 주변에 이미 계획을 알린 대로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했습니다.
이날 오후 4시쯤 공항에 도착한 윤 씨는 취재진에 "(나를 고소한) 김수민 작가를
경찰은 윤 씨가 피고소인이기는 하지만 고소되기 전부터 이미 출국 의사를 밝혔고, 도주를 시도한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윤 씨가 출국한 만큼 일단 고소인 조사 등을 진행한 뒤 추후 윤 씨와 조사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