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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누리꾼이 구매한 `파리 뮤지엄 패스`가 유명 관광명소 직원에 의해 훼손된 모습.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리 여행 중 어이없는 일을 당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임신한 아내와 함께 파리 여행을 간 작성자 A씨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오르세 미술관에서 '파리 뮤지엄 패스' 4일권을 현금으로 구매했다. 파리 뮤지엄 패스는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 등 박물관을 비롯한 파리 60여 곳의 명소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이다. 패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뒷면에 이름과 시작 날짜를 손으로 작성해야 한다.
A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수기로 패스를 개시하고 오르세 미술관을 구경했다. 이후 점심을 먹은 뒤 나폴레옹의 묘가 있는 복합군사문화시설 '앵발리드'를 들려 입장을 위해 직원에게 패스를 건넸다. 그 순간 직원은 들고 있던 파란색 펜으로 패스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잠시 뒤 패스를 돌려받은 A씨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이 패스 뒤에 적혀 있는 날짜를 7일에서 5일로 바꿔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A씨는 이상함을 느꼈지만, 직원의 행동에 이유가 있었을 거라 생각하고 우선 앵발리드를 구경했다.
관광을 마치고 나오는 길 A씨는 해당 직원에게 "왜 날짜를 바꿔 썼냐"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은 패스를 다시 7일 자로 고쳐 놓으며 "이제 다시 쓰면 된다"고 답했다. 이에 A씨가 "패스를 마음대로 고치면 쓸 수 없지 않냐"며 반문하자 직원은 "다른 곳 가서 써봐라. 다 될 거다"라고 뻔뻔한 태도를 일관했다.
어깃장을 놓는 직원에 A씨는 하는 수 없이 날짜가 제멋대로 바뀐 패스를 들고 앵발리드 뒤편에 위치한 군사 박물관을 방문했다. 그러나 염려대로 A씨와 아내는 박물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수정된 패스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군사박물관 측의 입장이었다. 화가 난 A씨는 상황을 설명하며 따졌지만, 군사박물관 측은 "앵발리드 직원이 날짜를 고친 거라면 그곳에서 해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A씨는 다시 앵발리드로 돌아가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앵발리드 측은 "오늘 패스를 산 게 맞냐. 우리가 고쳤다는 증거 있냐"라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정 환불을 받고 싶으면 구매 영수증을 들고 오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칠 대로 지친 A씨는 발걸음을 이끌고 20여분을 걸어 패스를 구매한 오르세 미술관에 도착했다. 그는 간곡하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현금 판매된 패스는 영수증을 발급할 수 없다"는 힘 빠지는 답변이었다. 이들의 패스는 개시 당일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A씨는 "다시 앵발리드에 가서 따지려 했지만 임신한 와이프 데리고 뭐하는 짓인가 싶어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면서 "돈을 날린 것보다 날짜를 바꿔 적은 직원의 태도가 더욱 분하고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되는 영어로 따지니 직원이 피식 웃으며 '너 영어 할 줄 알아?'라는 둥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너무 화나는 하루였다"고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단 4시간 만에 124유로(약 16만원)짜리 입장권 2매와 파리 여행 하루를 날렸다"고 글을 맺었다. 해당 글은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빠른 속도로 퍼지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앵발리드 직원의 행동에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직원이면 패스 수백 번도 넘게 검사했을 텐데 훼손하면 못 쓴다는 거 모를 리가 없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동양인을 왜 이렇게 우습게 보냐" "나도 파리 갔을 때 하루에 한 번은 인종차별 겪었다" 등 답답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 중에서는 A씨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지난달 파리에 방문했다는 한 누리꾼은 "나도 개선문에서 똑 같은 경험을 했다"며 "4월 19일에 갔는데 3월 19일자 도장으로 찍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가서 따졌더니 오리발을 내밀었다"며 "다행히 영수증이 있어 바꿔줬지만 정신 똑바로 챙겨야 손해보지 않겠다 싶었다"고 A씨의 일화에 공감했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해당 직원이 악한 의도로 입장권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 A씨가 적은 숫자 표기가 프랑스의 표기법과 달라 고쳐준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프랑스에서는 숫자 '7'을 쓸 때 가운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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