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손님을 대접한다는 뜻의 일본어입니다. 일본의 친절함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손님을 극진히 모셔 '원하는 바를 이뤄낸다.'는 일본 특유의 외교술로도 알려져 있지요. 일본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하루 종일 동행하며 극진히 대접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럼, 뭘 얻었을까요.
국빈 방문 마지막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인 '가가'에 탑승했습니다. '가가'는 일본 정부가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로 한, 다시 말해 전쟁 무기로 개조하기로 한 배로 과거 중일전쟁은 물론 미국 하와이 진주만 기지도 공습했던 항공모함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올라갔다는 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아베 총리의 계획을 지지한셈입니다.
또 가가함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상륙함에 들러 연설하던 중 동해를 일본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지요. 이건 대놓고 일본 편을 들은 거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보류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공조하겠다고 하니, 심하게 말하면 두 나라가 정작 우리와 북한은 쏙 빼고 한반도 문제를 논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야 한국과 일본 사이가 어떻든 일본 항공모함에 실릴 자국 전투기를 많이 팔면 되고, 그걸로 일본이 군사력을 키워 중국을 견제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아베 총리 역시 가이드니 뭐니 비난받아도 원하는 바를 차근차근 이뤄내고 있으니 웃을 수밖에요. 답답한 건, 우리뿐인 겁니다.
다른 나라 정상들이 만나는데 굳이 우릴 배려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한일관계에서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면서까지 각자 자신들의 실리를 챙기는 상황에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